다쳤을 때 가장 먼저 할 일
사고가 나면 다친 사람에게 바로 달려가기 전에 주변이 안전한지부터 봅니다. 낙석이 떨어지는 사면, 미끄러운 바위 끝, 벌집 근처라면 먼저 안전한 곳으로 함께 옮기거나 피해야 두 번째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 다친 사람에게 말을 걸어 의식이 또렷한지, 어디가 아픈지, 숨쉬기가 편한지를 차분하게 확인합니다.
놀란 상태에서 곧장 일어나 걸으려는 경우가 많은데, 잠시 앉아 숨을 고르게 하고 상태를 살핀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습니다. 쉬는 동안 체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으니 여벌 옷을 덮어 주고, 일행 중 한 사람은 현재 위치와 남은 하산 거리를 확인해 두세요. 이 몇 분의 정리가 이후 판단을 훨씬 쉽게 만듭니다.
- 주변의 낙석, 추락, 벌집 위험부터 확인
- 의식, 호흡, 아픈 곳을 차분히 확인
- 여벌 옷으로 체온 지키기
- 현재 위치와 남은 하산 거리 확인
작은 구급 키트 꾸리기
산행용 구급 키트는 크고 무거울 필요가 없습니다. 상처를 덮고, 관절을 고정하고, 체온을 지키는 데 필요한 것만 작은 방수 주머니에 모아 두면 됩니다. 시중의 구급 세트를 사더라도 내용물을 한 번 펼쳐 보고 쓸 줄 아는 물건인지 확인해 두세요.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산행 일정보다 넉넉하게 챙기고, 벌이나 특정 음식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처방받은 비상 약을 휴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상비약을 고를 때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지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사용한 물품은 산행 뒤 바로 다시 채워 둡니다.
구급 키트는 배낭 깊숙한 곳보다 꺼내기 쉬운 위쪽 주머니에 두고, 함께 가는 일행에게도 위치를 알려 두세요. 정작 다친 사람이 키트 주인이라면 다른 사람이 찾아서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 크기별 밴드, 멸균 거즈, 의료용 테이프
- 탄력 붕대나 삼각건(발목·손목 고정용)
- 상처를 씻을 깨끗한 물과 일회용 장갑
- 작은 가위와 핀셋
- 은박 보온 담요와 개인 상비약
발목을 접질렸을 때
발목 염좌는 하산길의 돌부리나 나무뿌리, 젖은 바위에서 가장 흔히 생깁니다. 접질렸다면 우선 멈춰 앉고, 발목이 크게 변형되었는지,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체중을 실어 볼 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부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 등으로 식혀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걸을 수 있을 정도라면 탄력 붕대로 발목을 감아 흔들림을 줄이되, 너무 세게 감아 발가락이 저리거나 색이 변하지 않는지 수시로 살핍니다. 등산화는 발목을 받쳐 주므로 벗기지 않고 끈을 다시 단단히 묶는 편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스틱이나 일행의 어깨를 빌려 보폭을 줄여 천천히 내려오고, 체중을 전혀 싣지 못하거나 뼈가 어긋난 것처럼 보이면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세요.
넘어져 긁히거나 베였을 때
넘어져 생긴 찰과상에는 흙과 작은 돌이 박혀 있기 쉽습니다. 깨끗한 물로 이물질을 충분히 씻어 낸 뒤 멸균 거즈나 밴드로 덮어 두면 하산하는 동안 상처가 더러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계곡물은 깨끗해 보여도 오염되었을 수 있으니 가능하면 가져온 식수를 쓰세요.
피가 나는 상처는 거즈를 대고 손바닥으로 꾹 눌러 지혈합니다. 중간에 확인하려고 자꾸 떼면 다시 피가 나므로 한동안 그대로 누르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눌러도 피가 멎지 않거나 상처가 깊고 벌어져 있다면 압박을 계속하면서 119에 연락하세요.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혔다면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두통, 구토, 졸림, 말이 어눌해지는 변화가 없는지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벌에 쏘였을 때
벌에 쏘이면 먼저 그 자리를 조용하고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집 근처에서 손을 휘두르며 머물면 더 많은 벌이 달려들 수 있습니다.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피부에 침이 남아 있으면 카드 모서리 같은 납작한 것으로 밀어내듯 긁어 빼고, 손가락으로 짜내지는 않습니다. 쏘인 부위는 깨끗한 물로 씻고 차갑게 식혀 주며, 손을 쏘였다면 붓기 전에 반지나 시계를 미리 빼 둡니다.
쏘인 부위가 붓고 아픈 것은 흔한 반응이지만, 쏘인 뒤 숨쉬기가 힘들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들거나, 온몸에 두드러기가 번지거나,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응급 상황입니다. 이때는 망설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하고, 처방받은 비상 약이 있다면 처방받은 대로 사용합니다. 벌을 피하는 옷차림과 행동은 여름 산행 안전 글을 참고하세요.
지치고 어지러울 때: 탈진과 체온 이상
다리가 풀리고 식은땀이 나며 어지러운 것은 물과 에너지 부족, 더위, 추위가 겹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름이라면 그늘로, 겨울이라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쉬게 하고, 젖은 옷은 갈아입히거나 여벌 옷을 덧입혀 체온을 맞춥니다. 의식이 또렷하고 스스로 삼킬 수 있을 때만 물과 단 간식을 조금씩 먹게 합니다.
충분히 쉬고 먹었는데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상까지 가려던 계획은 그 자리에서 접고 하산이나 구조 요청을 판단해야 합니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몸이 지나치게 뜨겁거나 차갑다면 응급 상황이므로 바로 119에 연락하세요. 더위와 추위에 따른 구체적인 신호는 여름과 겨울 산행 안전 글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 그늘이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기
- 젖은 옷은 갈아입히거나 여벌 옷 덧입히기
- 의식이 또렷할 때만 물과 단 간식 조금씩
- 쉬어도 회복되지 않으면 산행 중단
119에 연락해야 하는 기준
산에서는 괜찮겠지 하고 버티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대가 현장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스스로 내려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밝을 때 일찍 연락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판단이 서지 않을 때도 119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할 때는 다친 사람의 상태와 인원, 현재 위치를 알립니다. 탐방로의 산악위치표지판이나 국가지점번호 표지에 적힌 번호, 마지막으로 지난 이정표 이름이 위치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신고 후에는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끼고 구조대의 연락을 받을 수 있게 해 두세요.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다친 사람을 바람과 땅의 냉기로부터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낭이나 여벌 옷을 깔고 앉히고 은박 보온 담요를 덮어 주며, 밝은 색 옷이나 헤드랜턴으로 구조대가 찾기 쉽게 해 둡니다. 일행이 있다면 다친 사람을 혼자 두지 말고 곁에서 상태 변화를 지켜보세요.
| 상황 | 판단 |
|---|---|
| 걸을 수 있는 가벼운 발목 염좌 | 고정 후 일행과 함께 천천히 하산 |
| 체중을 싣지 못하거나 변형이 보임 | 움직이지 말고 119 연락 |
| 눌러도 멎지 않는 출혈 | 압박을 유지하며 119 연락 |
| 벌 쏘임 후 호흡 곤란이나 전신 증상 | 즉시 119 신고 |
| 머리 부상 뒤 구토, 졸림, 의식 변화 | 움직임을 줄이고 119 연락 |
|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 탈진, 의식 저하 | 산행 중단, 119 연락 |
자주 묻는 질문
다친 일행을 업고 내려와도 되나요?
경사지고 미끄러운 산길에서 사람을 업고 내려오면 업은 사람까지 넘어질 위험이 큽니다. 스스로 걷기 어렵다면 무리한 이송보다 안전한 곳에서 체온을 지키며 119의 안내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휴대전화가 잘 안 터지면 어떻게 하나요?
능선이나 트인 곳으로 조금 이동하면 신호가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다친 사람을 혼자 두지 말고, 일행이 있다면 한 사람이 위치를 기록하고 이동해 연락하는 방식을 고려하세요.
응급처치를 미리 배워 두려면 어디서 배울 수 있나요?
지역 소방서나 대한적십자사 등에서 심폐소생술과 기본 응급처치 교육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과 신청 방법은 각 기관의 안내를 확인하세요.
함께 보면 좋은 페이지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위치 확인과 119 신고 요령여름 산행 안전: 폭염·벌·해충 대비혼자 산행할 때 안전 수칙같은 주제의 가이드
정보 이용 안내
이 글은 Go! 산 편집팀이 일반적인 산행 준비를 돕기 위해 작성했습니다. 탐방로 통제, 입산 제한, 교통 운행과 날씨는 수시로 바뀌므로 출발 전 산림청·국립공원공단·지자체의 공식 공지와 기상 정보를 다시 확인하세요. 응급 상황에서는 119에 신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