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는 물을 다시 구하기 어렵다
도시에서는 목이 마르면 편의점에 들르면 되지만, 산에 들어서면 들머리 매점을 지난 뒤로 물을 살 곳이 거의 없습니다. 탐방로 중간의 약수터나 계곡물은 수질을 그날그날 확인할 수 없고, 가뭄이나 겨울철에는 아예 물이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산행에 필요한 물은 출발할 때 모두 지고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물이 부족하면 갈증보다 먼저 집중력과 다리 힘이 떨어집니다. 오르막에서 평소보다 쉽게 숨이 차고, 하산길에서 발 디딤이 흐트러지는 것도 수분과 에너지가 함께 모자랄 때 흔히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물과 간식은 체력 보충이면서 동시에 사고를 줄이는 안전 장비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들머리 매점이나 근처 편의점에서 물을 사려고 계획했다면, 이른 아침이나 비수기에는 문을 열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두세요. 집에서 출발할 때 이미 필요한 양을 챙겨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물 양을 어림하는 법
필요한 물의 양은 기온, 습도, 오르막의 양, 체격과 땀 흘리는 정도에 따라 사람마다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정답 대신 출발점으로 삼을 어림값을 정해 두고, 몇 번의 산행에서 실제로 얼마나 마셨는지 기록하며 조정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하산했을 때 물이 조금 남아 있는 정도가 적당했던 양입니다.
흔히 쓰는 출발점은 선선한 날 걷는 시간 한 시간에 대략 0.5리터 안팎을 잡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이 기준에 계절 차이를 더한 예시일 뿐이며, 더운 날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더 넉넉하게 챙겨야 합니다. 물은 무게가 나가므로 큰 병 하나보다 작은 병 여러 개로 나누면 남은 양을 확인하기 쉽고 배낭 무게 중심도 잡기 좋습니다.
물의 양을 정했다면 무게도 함께 따져 봐야 합니다. 물 1리터는 대략 1킬로그램이라 2리터만 챙겨도 배낭이 눈에 띄게 무거워집니다. 그렇다고 무게를 줄이려 물을 덜 챙기기보다는 다른 짐을 줄이거나, 출발 시각을 앞당겨 덜 더운 시간에 걷거나, 코스를 짧게 바꾸는 쪽으로 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산행 시간(휴식 포함) | 선선한 봄·가을 | 무더운 여름 | 추운 겨울 |
|---|---|---|---|
| 2시간 안팎 | 0.5~1리터 | 1리터 이상 | 0.5리터 정도와 따뜻한 물 |
| 3~4시간 | 1~1.5리터 | 1.5~2리터 이상 | 1리터 안팎, 보온병 포함 |
| 5~6시간 | 1.5~2리터 | 2리터 이상 넉넉히 | 1~1.5리터, 보온병 포함 |
| 그 이상 | 코스 중 보충 가능 여부 확인 | 일정 자체를 짧게 조정 검토 | 해가 짧으니 일정 재검토 |
조금씩 자주 마시기
물은 쉴 때 한꺼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15~20분마다 한두 모금씩 나눠 마시는 편이 몸이 받아들이기 좋습니다.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땀으로 꽤 많은 수분이 빠져나간 뒤인 경우가 많으므로, 목이 마르기 전에 마시는 습관을 들이세요. 물병을 배낭 옆 주머니에 꽂아 두면 멈추지 않고도 꺼내기 쉬워 마시는 횟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산행 뒤 소변 색이 평소보다 많이 진하다면 그날은 물이 부족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땀을 많이 흘리는 긴 산행에서 염분 보충 없이 물만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도 몸의 균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과 함께 짭짤한 간식이나 전해질 음료를 곁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땀으로 빠지는 염분 채우기
땀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염분 같은 전해질도 함께 섞여 나갑니다. 짧은 산행이라면 평소 식사로 충분히 채워지지만, 여름 산행이나 4~5시간 넘게 땀을 흘리는 날에는 산행 중에 따로 보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에 쥐가 잘 나는 사람은 특히 신경 써 볼 만합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물병 하나를 이온음료로 채우거나, 물에 타 먹는 전해질 분말을 챙기거나, 짭짤한 간식을 함께 먹으면 됩니다. 다만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처럼 염분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분은 평소 진료받는 의사의 안내를 따르세요. 한여름 더위 속 수분 관리와 온열질환 신호는 여름 산행 안전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물병 하나는 이온음료나 전해질 음료로 채우기
- 물에 타 먹는 전해질 분말을 작게 나눠 챙기기
- 크래커, 김밥, 주먹밥처럼 짭짤한 간식 곁들이기
- 염분 조절이 필요한 분은 의사 안내 따르기
산에서 먹기 좋은 간식
산행 간식은 걸으면서도 쉽게 꺼내 먹을 수 있고,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가 되며,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힘이 나는 달콤한 간식과 오래 든든한 간식을 함께 챙기면 오르막 직전과 긴 능선 구간에 맞춰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간식은 한 봉지에 몰아 담기보다 한 번 먹을 양씩 작은 봉지에 나눠 두면 쉬는 시간이 짧아지고, 얼마나 먹었는지도 확인하기 쉽습니다. 먹고 난 포장지와 과일 껍질은 모두 되가져와야 하므로 빈 봉투를 하나 따로 챙기세요. 과일 껍질도 산에서는 잘 썩지 않고 야생동물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 빨리 힘이 나는 것: 사탕, 초콜릿, 말린 과일, 양갱
- 든든한 것: 주먹밥, 김밥, 떡, 빵, 에너지바
- 오래 씹는 것: 견과류, 육포
- 수분도 채우는 것: 귤, 방울토마토처럼 껍질이 적은 과일
언제 먹을지 정해 두기
에너지 보충도 물처럼 배가 고파지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발 전에 가볍게라도 아침을 먹고, 산행 중에는 대략 한 시간 안팎마다 간식을 조금씩 먹는 리듬을 만들어 보세요. 힘이 빠지고 나서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소화에 부담이 되고 다시 걷기 시작할 때 몸이 무겁습니다.
정상이나 쉼터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배부를 만큼 먹기보다 조금 덜 먹는 편이 하산이 편합니다. 그리고 하산을 시작하기 전에 간식을 한 번 더 챙겨 먹어 두세요. 다리가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하산 후반에 에너지가 바닥나면 발을 헛디디기 쉬워집니다.
아이나 산행 경험이 적은 일행은 스스로 배고픔이나 갈증을 잘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물 한 모금과 간식 한 조각을 함께 권하는 식으로 일행 전체의 리듬을 정해 두면, 누구도 지치기 전에 자연스럽게 보충할 수 있습니다.
- 출발 전 가볍게라도 아침 먹기
- 한 시간 안팎마다 간식 조금씩
- 점심은 배부르기 직전까지만
- 하산 시작 전 간식 한 번 더
여름과 겨울에 달라지는 점
여름에는 마시는 양이 크게 늘어나므로 평소보다 넉넉히 챙기고, 물병 하나를 얼려 가면 시원한 물을 오래 마실 수 있습니다. 초콜릿처럼 녹기 쉬운 간식은 피하거나 배낭 안쪽에 넣고, 상하기 쉬운 음식은 아침에 준비해 일찍 먹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갈증을 덜 느껴 물을 적게 마시기 쉽지만, 차고 건조한 공기와 두꺼운 옷 속 땀으로 수분은 계속 빠져나갑니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이나 차를 담아 가면 마시기도 편하고 체온 유지에도 도움이 됩니다. 일반 물병은 얼지 않도록 배낭 안쪽에 넣고, 에너지바처럼 추위에 딱딱해지는 간식은 겉옷 안주머니에 몇 개 넣어 두면 먹기 쉽습니다. 겨울 산행 준비는 겨울 산행 안전 글도 함께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약수터 물을 마셔도 되나요?
탐방로의 약수터나 계곡물은 그날의 수질을 확인하기 어렵고 물이 마른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한 물은 출발할 때 모두 챙기고, 약수터는 보충 수단으로 기대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 대신 이온음료만 가져가도 될까요?
이온음료만으로도 갈증은 채울 수 있지만 단맛 때문에 많이 마시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물과 이온음료를 함께 챙기고 상황에 맞춰 나눠 마시는 방법을 권합니다.
산행 중에 물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남은 거리와 오르막을 확인하고 정상보다 하산을 우선하세요. 일행에게 물을 나눠 받고 그늘에서 쉬며 천천히 내려오되,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이 계속되면 무리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함께 보면 좋은 페이지
여름 산행 안전: 폭염·소나기 대비겨울 산행 안전 수칙등산 시간 계산법같은 주제의 가이드
정보 이용 안내
이 글은 Go! 산 편집팀이 일반적인 산행 준비를 돕기 위해 작성했습니다. 탐방로 통제, 입산 제한, 교통 운행과 날씨는 수시로 바뀌므로 출발 전 산림청·국립공원공단·지자체의 공식 공지와 기상 정보를 다시 확인하세요. 응급 상황에서는 119에 신고하세요.
